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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룡님인 이 몸의

사랑하는 인간 소년

 

 

 

 

내 모든 비늘을 걸고 말하건대 소년의 용기를 망쳐버린 것은 절대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물론 언젠가는 밝혀야 할 일이었지만, 그 때에 알게 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아아, 그러나 어쩌랴. 이미 순간은 지나가 버린 것을. “소인 말, 부디 진지하게 들어주길 바라오.” 드디어 때가 되었나. 나도 모르게 입 끝이 자꾸만 저 높은 곳을 향하려 하기에 그것을 참으려 주먹을 꽉 쥐어 손톱을 세웠다. 안 되지, 안 돼! 내가 올라야 할 곳은 이 녀석과의 행복한 미래가 아니던가. 겨우 신체 일부 주제에 방정맞게 먼저 길을 나서다가 일을 그르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분명히 참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넘어갈 수 있었더라면 내가 내 자랑스러운 오색 비늘을 걸어야 할 일은 없었을 터. 안타깝게도 소년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사랑스러웠다. 늘 선글라스로 가리고 있던 라벤더색의 눈동자가 마치 귀한 보석을 원하는 사람처럼 나를 향해 빛을 내고 있었다. 내 어깨를 잡은 두 손이 금방이라도 나를 번쩍 들고 어딘가 먼 곳으로 데려갈 것만 같았다. 허나 그러고도 소년은 뺨을 붉힌 채 살짝 이빨을 드러내기도 하고 입술을 깨물기도 하며 안절부절 못했다. 아아, 이런 귀여운 녀석! 당장이라도 와락 끌어안아 주고 싶은 것을 억누르고는 있었으나 내 심장 박동은 예상했던 것보다 세 배쯤 빠르게 뛰고 있었다. 예전에 즈라가 가르쳐주었던 진정하기 위한 호흡법을 생각해보려 애를 썼지만 소년이 그것을 알 리가 없었다. 분명 나 이상으로 혼란스러워 하던 중이었을 그 녀석은 갑자기 나를 확 끌어안았다. 앗! “신스케, 소인은, 예전부터 그대를……!” 거기에서 내 정신의 어떤 끈이 확 끊어지고 말았다. 하다못해 내 얼굴이 소년의 어깨 정도에 닿았더라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녀석은 내 뒷덜미를 잡아끌다시피 하여 내 눈 코 입을 전부 제 가슴에 묻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 가슴! 어지간한 계집들은 가뿐히 추월해버릴 만큼 크고 부드러운 그것에 나는 그만 후욱 다리가 풀리고 말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리의 변신이 풀리고 말았다. “와앗?!” 소년이 놀라 나를 제 몸에서 떼어냈을 때에는 내가 입었던 청바지와 드로우즈는 바닥에 대충 흩어져 버린 후였고, 그것이 있던 자리에는 인간의 맨 다리 대신 반짝반짝 빛나는 비늘로 덮인 꼬리가 자라나 있었다. “시, 신스케?” 아, 마저 듣고 싶은데. 하지만 분위기는 이미 손이 닿지 않을 곳으로 달아나버린 지 오래였다. 소년이 기절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한숨을 쉬었다.

 

***

 

 

신이라 부르기엔 좀 가볍고 요괴라 불리기엔 좀 산뜻하다. 내가 그렇다. 요괴들의 세계에서 고귀한 존재로 대접받는 이들 중 하나. 토지신 쇼요 선생님의 제일 뛰어난 제자. 그 분의 토지에서 가장 험준하며 요력으로 가득 찬 산 키헤이야마에서 가장 맑은 호수를 거처로 삼고, 수많은 물고기와 여러 요괴들을 거느리는 지배자. 그것이 이 몸, 교룡 타카스기 신스케.

이름 뒤에 ‘님’자가 붙어야 마땅한 내가 정체를 숨기고 인간의 세상을 들락거린 지 햇수로 5년. 살아온 세월이 몇 백 년이나 되는 이 몸이 인간들의 학당에서 그들의 아이들에게 입히는 의복을 입고, 그들의 아이들을 위한 책을 배우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더욱이 예전부터 인간세상을 들락거리길 좋아하던 내 오랜 악우가 올해에 나의 담당교사라는 이름을 걸게 되어서는 나를 향해 ‘약 올라 죽겠지, 요놈아.’하는 표정을 지어보일 땐 당장이라도 다 때려 치고 호수로 돌아가 내 물고기들이 따라주는 술이나 마시며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무엇이 나를 그만두지 못하게 만들었나.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소년의 귀여움이었다. 올해로 고등학교 3학년. 나를 전학 와서 친구가 된 동갑내기 남자애라고 깊이 믿으며 햇수로 5년을 보낸, 그러면서 나에 대한 연심을 품어 홀로 끙끙 앓아온 그 바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처음 발을 들인 때부터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위에서 말한 내 악우란 놈은 사카타 긴토키라고 하는 꼬리 아홉 달린 여우인데, 신이라고 하기엔 방정맞고 요괴라 하기엔 허접스러운 놈이다. 한때는 나나 즈라와 같이 쇼요 선생님의 제자로 있었기도 하니 나름 귀한 대접을 받을 놈이 맞긴 하나, 워낙에 게으르고 주색잡기를 탐하는 한량이라 이렇다 할 제 영역도 수하도 갖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평범한 요괴들 사이에 섞여 살거나 인간세상엘 들락거리며 사는 놈. 그런 녀석이 어떻게 인간들 사이에서 교사라고 하는 자리를 얻어 어린 인간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지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나, 지금 여기서 그것을 공들여 논할 마음은 없다. 그럴 시간에 내 소년 얘기를 하나 더 하지. 그럼에도 굳이 그 녀석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소년의 일과 관련이 있기 때문. 소년을 처음 만난 그 해, 8월 10일의 일이다. 점심시간 즈음에 불쑥 찾아온 그 녀석이 웬 검은머리 사내를 데려와 내게 보였다. “귀엽지? 오늘부터 내 애인이라구.” 그 말에 얼굴을 붉히며 긴토키 녀석을 때리는 그 사내는 보자마자 ‘미남이군.’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녀석이었다. 날개가 반짝반짝 윤이 나는 까마귀 텐구였는데, 언뜻 날카로워 보이는 눈매지만 바다처럼 파란 눈동자가 소년 같은 빛을 한, 하지만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이 꽤나 잘생긴 녀석이었다. 멍청한 털뭉치 따위의 애인이 되기엔 아까워 보였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긴토키 녀석은 좋아 죽으려는 듯 잔뜩 못생긴 미소를 지어보이며 내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나는 한심하다, 그렇게 할 짓이 없냐, 이 텐구가 아깝다, 못생긴 놈, 못생긴 놈 하며 태연한 척을 해보았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못난 거 굳이 보기 싫기도 했지만 나는 그 때로부터 반 년 정도 전에 헤어진 애인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지내던 중이었으니까. 그 녀석이 내가 자기한테 자극을 받아 마음을 정리하고 다른 애인을 얻어 새 출발을 하길 바라는 생각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한 것은 녀석의 그 숱 많고 곱슬곱슬한 머리통 속에 숨어있을 지도 모르는 직모 만큼도 없을 감정이라, 나는 녀석을 중간에 내쫓으며 그 텐구에게 이 변태를 주의하라는 진지한 충고를 해주었다. 사내는 고맙다며 고개를 끄덕 해보였으나, 꽤나 시간이 흐른 지근 인간세상에서 그 녀석이 있는 학교에서 학생으로, 심지어 그 녀석의 반에서 지내기까지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돌아올 수 없는 강 너머로 홀딱 넘어가버린 모양이다. 아아, 쇼요 선생님. 부디 그 신세 망친 미남에게 복을 내려주시길.

 

아무튼 그러고 나서 그 날 오후. 그 멍청이가 내 집 안에 흩뿌려놓고 간 짜증을 털어내고자 외출을 결심한 나는 ‘이 기분을 다 털어내려면 멀리까지 나가야겠지.’하는 맘에 오랜만에 인간의 세상으로 발을, 아니 꼬리를 들였다. 발이 없으니까. 인간의 모습으로 둔갑하는 것이야 쉬운 일이지만 하늘을 헤엄치듯 날아다니는 것은 그보다 편한 일이다. 물론 요술로 인간이 내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빼먹지 않고.

지붕 위에서 코이노보리 흉내를 내기도 하고, 나무 위에 올라 어린 새를 만져보기도 하고, 길거리 아이들이 손에 쥔 이름 모를 살구색 음료수에 호기심을 품어보기도 하며 한 시간 쯤. 그 쯤 되자 더웠다. 특별한 존재라곤 하지만 역시 물속에서 지내는 몸이다 보니 여름햇살을 계속 받는 것은 불편했다. 긴토키 녀석이 옆에 있었으면 생선구이라고 놀려댈 만큼 뜨거웠다. 어디 그늘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니 마침 지나던 길 근처에 신사가 하나. 슬쩍 들어가 보니 마침 사람도 없어 새전함 바로 뒤, 지붕이 있는 마루에 턱 앉아 손부채질을 했다. 부채를 가져왔으면 좋았을 걸. 시원한 마실 것이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새전함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괴었을 때, 웬 검은머리 소년 하나가 느릿느릿 타박타박 새전함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잘생겼네. 나는 고개를 바로하고, 새전함 앞에 멈춘 그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중학교 2학년이란 것은 나중에야 알았지만, 대충 열 몇 살 정도 되었으려니 했다. 내가 보일 리 없는 소년은 입이 삐죽 튀어나오도록 다문 채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고 있었다. 무언가 우울한 일이 있는지 눈썹을 시무룩한 강아지 귀 마냥 좌우로 끌어내렸지만, 그럼에도 연보랏빛에 약간 하늘색이 섞인 것 같은 눈이 예뻤다. 그렇다고 여성스러운 미소년은 아닌데, 턱도 선이 매끈하고 코도 오똑하니 나이를 좀 먹고 키가 좀 더 크거든 꽤나 멋진 남자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어쩌면 그 텐구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의 미남이 되어주지 않을까.

새전함을 짚고 상체를 쭉 빼가며 입술이라도 닿을 듯한 거리에서 바라보았지만 다행히도 소년의 동전은 내 몸에 닿지 않고 새전함 안으로 들어갔다. “……하루라도 빨리 집을 떠나 살게 해주시오.” 꽤나 간절한 소원인 듯 입 밖으로까지 내어가며 종을 울리는 것을 보자, 나는 ‘그 소원, 내가 이뤄줄까?’라고 말을 걸면 어떨까 하는 들었다. 여기가 용신을 모시는 신사는 아니지만, 내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면 인간 어린애는 신이라고 믿어버릴 테니까. 그리고 소년이 뒤돌아 걸어가기 시작할 때, 나는 그 검은머리가 멀어져가는 것을 보면서 ‘괜찮은데?’하며 몸을 일으켰다.

인간을 요괴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괴의 마을이 있는 곳이라면 근처 숲에 널려있는, 내가 사는 산에도 넘치는 도깨비불을 몇 개 잡아다가 몸에 넣어주면 끝. 아니, 잡을 것도 없이 본인이 요괴가 될 맘을 가지면 그것들이 알아서 따라올 것이다. 게다가 나는 물고기를 지배하는 교룡님이니 내 비늘을 그 불에 태워서 먹이면 내 힘을 받아 인어 내지 인룡 같은 요괴가 될 것. 그렇게 만들어서 내 시중을 들게 하면 어떨까? 그러면 내 호수에서 살게 될 테니 그 소년은 집을 떠난다는 목표를 이루고, 나는 집에 미남을 둠으로써 긴토키 녀석의 자랑질을 막을 수 있을 것이었다.

분명 긴토키 녀석 또 올 테니까. 원래도 갑작스럽게 찾아와선 내 술 같은 거 뒤져먹고 하는 놈이니, 틈만 나면 그 미남 텐구가 무슨 말을 했니 무슨 일을 했니 하면서 떠들어대려고 하겠지. 그러니까 나도 집에 검은머리 미남을 데리고 있으면 ‘텐구 따위 알 바냐. 우리 애가 더 잘생겼다고.’하면서 그 바보의 입을 막을 수 있을 터. 분명 괜찮은 생각 아닌가. 이만하면 실행에 옮겨도 좋을 것이라 나는 조용히 소년의 뒤를 따라갔다.

 

그 날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날, 나는 인간 소년으로 둔갑해 그 소년, 카와카미 반사이가 다니던 학교에 전학생으로 위장해 들어갔다. 사전작업이었다. 가까이 지내보면서 소년이 어떤 아이이고 무슨 이유로 집을 떠나고 싶어 하는 지 알아보는 동시에, 나에 대한 호감을 쌓아둬서 나중에 내가 ‘사실 나는 교룡님이다. 네가 집을 떠나고 싶어 하는 걸 알고 널 데려가러 왔다.’라고 할 때 망설임 없이 따라 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 조금 귀찮은 방식이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중학교 2학년이라니 분명 졸업 전에는 데려갈 수 있겠지. 그리고 그 사이 다른 녀석들이 내 소년을 탐하지 않게, 또 확실히 미남으로 자랄 수 있게 옆에서 관리할 수 있을 테니 그 정도 시간은 충분히 투자해 줄 수 있었다.

 

그러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햇수로 5년을 보냈다. 이유야 말할 것도 없이 소년이 사랑스러워서다.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나는 반사이가 나한테 홀딱 반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덕분에 그 녀석이 내 호감을 사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보기 좋아 ‘좀 더 두고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검도가 좋아’라고 했더니 곧바로 검도 도장을 등록하고, ‘근육 있는 남자는 멋지지’했더니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하며, 내가 어쩌다 칭찬 한 마디 해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녀석을 지켜봐줘야지 어쩌나. 하지만 팝콘 따위를 씹으며 구경만 할 수는 없기에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하게 정성껏 돌봐주었다. 선글라스니 헤드폰이니 하는 물건을 구해다 나만 그 외모를 즐길 수 있도록 잘 감춰두고, 그럼에도 조금씩 그 녀석을 의식하는 놈이 있거든 남녀구분 없이 쫓아버렸다. 긴토키 녀석이 부러워 할 정도로 나만 사랑하는 검은머리 미남을 완벽하게 길렀다. 그러면 언젠가는 사랑고백을 받을 테니 내 정체는 그 후에, 녀석이 나랑 결혼까지 생각할 즈음에 알려주면 딱 좋은 시기이려니 했다. 계속 보다 나도 반사이를 좋아하게 되었으니 잘 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고백을 날려버리다니. 정체를 이렇게 알려버리다니. 5년이 아까워지는 순간이었다. 타임머신이 몹시 갖고 싶어졌지만 구남친 너구리한테 파란 페인트를 부어도 그런 물건이 나올 리는 없었다.

 

 

***

 

 

“나는 그냥 요괴가 아니고 교룡님이다. 네가 중학교 2학년일 때, 집을 떠나고 싶다고 소원을 빈 걸 듣고 널 데려가러 온 거지. 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말해줄 생각이었는데 너무 일찍 들켰군.”

대충 이 정도만 말해주었다. 거짓말이 조금 섞인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상 진심이나 다름없으니 괜찮겠지. 반사이는 무릎을 꿇고 앉아 내 꼬리를 만져보며 넋이 나간 얼굴을 해보였다.

“믿기 어렵나?”

“어, 어렵지만…… 이런 것을 보면 믿을 수밖에…….”

“큭큭, 그렇겠지. 그런데…… 그만 좀 주무르지?”

“아.”

“그렇게 내 허벅지를 만지고 싶었나?”

“아, 으앗!”

그 말에 반사이는 급히 손을 떼었다. 귀엽긴. 뒤통수를 쓱쓱 쓰다듬어주자 슬그머니 눈을 피하기에 큭큭 웃음소리를 내주자 소년의 얼굴이 마치 금붕어처럼 새빨개졌다. 당장 데려다 기르고 싶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더라.

“이렇게 되었으니 일정을 조정해야겠군. 마침 다음 주가 쇼카손마츠리니…… 널 내가 사는 곳에 데려가야겠다.”

“……쇼카손마츠리? 요괴들의 여름축제요?”

“뭐, 그렇지. 정확히는 내가 사는 지역의 여름축제다. 지금 한창 준비 중이니, 오늘 가자. 춤을 배워서 마츠리에서 추도록 해. 그 다음 나와 함께 살자.”

소년이 ‘마츠리에서 춤을 춰라’가 아니라 ‘함께 살자’라는 부분에서 나를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내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저, 정말?”하고 묻는 것이 춤이야 추든 말든 상관없고 거기가 요괴 마을이든 뭐든 아무래도 좋은 모양이었다. 좋았어. 뺨을 쓸어주었다. 전화위복이 이럴 때 쓰는 말이겠지. 이렇게 되어주면 상황이 조금 의도치 않게 된 것이야 별 것 아닌 일이다.

내가 지내는 키헤이야마를 포함한 마을의 토지신으로 거대한 새 대붕이신 쇼요 선생님은 불사의 존재. 그렇기에 120년 동안 대나무 위에 앉아 토지를 돌보신 후에는 신력을 다시 채우기 위하여 60년 동안 소나무 아래에서 주무신다. 그래서 선생님의 활동기 동안 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하고 돌보아주시는 것에 감사하는 맘으로 여는 축제를 ‘치쿠린(대숲)마츠리’, 수면기 동안 선생님이 부디 푹 쉬시고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라며 여는 축제를 ‘쇼카손마츠리’라고 부른다. 지금은 한창 수면기. 선생님께 내가 귀여운 애인을 얻었다고 직접 소개해드릴 수는 없는 이 때, 소년이 마츠리에서 춤을 추거든 선생님이 자기 토지에 새로운 이가 들어왔음을 아시게 될 터. 내 힘으로 요괴가 되면 그것도 아시겠지. 이렇게 되지 않았더라도 요괴 세계로 데려가면 꼭 춤을 추게 만들 생각이었다.

“지금 당장 준비해서 가자. 아, 아니다. 그냥 가자.” “앗, 소인, 핸드폰 배터리 없는데…….”

“어차피 거기 가면 통화권 밖이라 못 쓴다.”

“아.”

 

 

***

 

 

손을 붙잡고 하늘로 날아오르자 반사이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내가 손을 놓아주자 기분이 좋은지 허공을 몇 번 빙글 돌았다.

“굉장해. 피터 팬이 된 기분이구려.”

“내가 피터 팬이고 너는 웬디겠지.”

“아, 그렇군. 아무튼 놀랍구려. 대나무 헬리콥터도 없이 하늘을 마음껏 날다니.”

남들한테 자랑할 생각으로 선글라스와 헤드폰을 빼앗아놓은 지라, 내가 요술을 걸지 않았더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미남이 날아다닌다!’하고 놀랄 것 같았다. 손을 놓고 보니 혼자 신나서 이상한 데로 날아가 버릴 것 같아 손목을 꽉 쥐어 잡아끌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래를 내려다보는 데만 정신이 팔린 소년을 놀려주고 싶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아깐 무슨 얘기 하려고 한 거야?”

“어? 으, 어, 어어…… 아, 다, 다음에 말하겠소…….”

“갑자기 끌어안고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안으면 내 턱이 내 어깨에 가야 정상 아니냐. 왜 가슴에 묻은 거야?” “으음…….”

“가슴 크다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던 거냐, 요 놈, 요 놈.”

잠시 손을 놓고 내 양손을 뻗어 반사이의 양 쪽 가슴을 마구 주물렀다. 여성의 젖무덤처럼 부드럽게 흔들리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손 안에 꽉 차는 그립감과 충만한 감촉, “앗, 하지 마시오!”하며 부끄러워하는 소년의 모습이 ‘내가 잘 길렀군.’하는 만족감을 주었다. 나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어 만든 몸이니 내가 즐거우면 이 녀석도 기뻐하겠지.

 

그렇게 서로에게 이득인 희롱을 몇 번인가 더 하며 요괴 세계의 입구에 다다르니 긴토키 녀석이 아홉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애인인 텐구를 상대로 벽쿵인지 뭔지 하는 걸 하고 있는지, 그 검은머리 텐구가 울타리에 기대 서있었다. 그 표정에 어쩐지 짜증이 묻어있었다. 아니, 당연한 일인가.

“긴토키!”

곧바로 긴토키의 뒤로 다가가 꼬리 하나를 잡아 휙 잡아끌었다. 하얀 털 덩어리가 “우악?!” 소리를 내며 쿵 엉덩방아를 찧었다.

“치비스기! 무슨 짓이야?! 모처럼 만든 무드가 다 날아갔잖냐!”

“무드는 무슨. 이런 데 있는 걸 보니 또 뭔가 사고 쳐서 저 녀석이 화나서 뛰쳐나온 걸 쫓아온 거겠지. 거기다 대고 애교 부린답시고 매달리고 있었을 게 뻔하잖아.”

텐구가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정확한 상황은 다 몰라도 분명 나한테 고마워해도 될 것이다. 그 사이 내 뒤에 와서 선 반사이는 텐구를 빤히 쳐다보더니 놀란 눈으로 입을 열었다.

“히지카타… 토시로……?”

“엇, 뭐냐. 인간이잖아.”

“그리고…… 긴파치 선생님?”

“어엉? 뭐야, 타카스기, 얘 누구야? 우리 학교 애냐?”

“보면 모르나. 반사이잖아.”

“뭐?”

“뭐? 반사이? 카와카미 반사이?”

그 말에 이젠 그 둘이 반사이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떠냐, 긴토키. 내가 정성껏 키운 인간 미남의 사랑스러움이. 직접 자랑하는 대신 한 번 픽 웃어주었다. 그리고 담임선생과 같은 반 학생을 낯선 곳에서 만나 혼란스러운 고등학생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긴파치는 가명이고, 이놈 본명은 사카타 긴토키. 보다시피 구미호다. 저기 히지카타 토시로는 까마귀 텐구지.”

“그대 말고도 요, 아니 그런 존재가 더 있었단 말이오? 우리 학교에?”

“물론이지. 아, 즈라도 여기 살아. 그놈은 뱀이다. 그 엘리자베스라는 놈도 여기 있어. 그건 뭔지 모르겠지만.”

“그런…… 전혀 몰랐군.”

“알면 곤란하니까. 네놈, 지금 보는 거 밖에 말할 생각 마라.”

“그런 걱정은 마시오. 남들은 말해도 안 믿을 테니 . 호오…… 굉장해.”

즐거워하는 내 검은머리 미남이 자기 반의 선글라스 헤드폰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양인 둘은 계속해서 반사이를 위아래로 훑었다. “저 초사이언 흉내 내다가 실패한 머리에서 데자뷰가 느껴지긴 하는군.” 긴토키의 헛소리에 히지카타가 츳코미를 걸려고 하는 그 때에, 놈의 손이 반사이의 다리 사이를 향했다. 앗! 나와 텐구가 동시에 그 손목을 잡아 제 쪽으로 당겼다.

“악! 아고고, 놔! 내 손목 양 쪽으로 찢어진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자기 학생한테!”

“그냥 찢어져라, 변태 같은 놈!”

“그게, 타카스기가 맘에 들어 해서 데려온 놈이니까 그렇게 매력이 있는지 한 번 볼려고…….”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선생님!”

나와 텐구가 더욱 세게 힘을 주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애인인 동시에 학교의 풍기위원이기도 하니 놈이 학생을 성희롱 하는 꼴을 두고 볼 수가 없었을 테고, 나는 아직 나도 못 본 내 소년의 아랫도리 발육을 놈이 먼저 확인하게 둘 수는 없었다. 반사이는 그곳을 손으로 가리며 뒤로 세 걸음 물러섰다. 긴토키놈은 미간을 찡그리며 나와 히지카타의 손을 떼어내더니, 툴툴거리며 제 애인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어쨌든, 타카스기! 그 헤드폰이 이렇게 생겼을 줄은 몰랐지만, 그 정도로 우쭐하진 말라고! 우리 히지카타 군이 훨씬 더 잘 생겼으니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히지카타가 놈의 앞머리를 확 잡아당겼다. “경쟁하지 마!! 타카스기가 너냐!”

“흥. 네놈과 같은 수준으로 놀아줄 생각은 없지만 그 말은 기분이 나쁘군.” 나도 반사이의 어깨를 팔로 감싸며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우리 반사이의 어디가 모자라단 거냐.”

“어디가 모자라긴. 당연히 색기 아니냐. 우리 히지카타 군 좀 봐라. 눈매가 이렇게…… 이쁘잖냐. 봐라. 피부도 하얗고.”

“멍청한 놈. 우리 반사이 눈을 똑바로 못 봤군. 그리고 봐라, 네놈보다도 큰 가슴이다. 인간 고등학생이 이런 것 갖기 쉽지 않다고.”

“허이구, 그런 가슴은 우리 히지카타 엉덩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게다가 이 옷 입고 있으면 잘 안 보이지만 여기, 여기서 허벅지로 이어지는 선이… 커헉!” 텐구의 무릎이 긴토키놈의 고간을 힘껏 들이받은 탓에 놈의 자랑은 거기서 끝나고 말았다.

나도 그 탓에 반사이 자랑을 더 못하게 되었지만, 성희롱 발언이 나오든 말든 내가 칭찬해주는 것 같으면 마냥 좋아하는 모습에 만족하기로 했다. 나중에 더 해줘야겠군.

“쓸 데 없는 소리는 여기까지 하자고. 타카스기,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 녀석을 데려왔을 거 아냐.” 히지카타는 쓰러진 제 애인을 발로 꾹꾹 밟으며 상황을 정리했다. “카와카미, 요괴 세계는 인간인 너한텐 좀 어려울 지도 모르니 조심해라. 뭐, 타카스기 곁에 있으면 별 일 없겠지만.”

“고맙소, 히지카타 공.”

나도 고맙다고 해야 하나 잠시 망설였지만, 히지카타는 어서 들어가라고 손으로 재촉했다. 우리가 빨리 가줘야 곱슬털뭉치에게 제대로 화를 낼 수 있을 것 같기에 반사이를 잡아끌었다.

 

 

***

 

 

“결국 데려왔군! 그나저나 자네, 맨얼굴은 처음이군. 꽤나 괜찮게 생겼는데? 물론 외모만 가지고 타카스기를 맡길 수 있을 지 여부를 판단할 순 없지만!”

“시끄러워, 즈라.”

“즈라 아니다, 카츠라다!”

마을 안에서는 하얀 기모노를 입고 앞머리를 반 쯤 올린 즈라와 그 수하들이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반사이는 그 모습을 쭈욱 돌아보다가, 즈라에게 물었다.

“멋지구려. 그런데, 카츠라 공. 그대는 왜 여자 옷을……?”

“아, 이것 말인가? 다리 없는 용의 리더로서, 과거의 리더가 입었던 옷을 물려받은 거라네. 그래도 제법 어울리지 않는가?”

“용? 뱀이 아니라?”

“뱀 아니다, 용이다! 타카스기 네놈! 또 나를 뱀이라고 한 게냐!!”

“아무래도 좋잖아.”

“안 좋아! 누가 자넬 물고기라고 하면 자넨 좋은가?!”

“시끄럽고. 그보다 이 녀석 말인데, 이번 마츠리에서 춤을 추게 할 생각이다. 가르쳐줘.”

“오오, 선생님께 소개드릴 셈인가!”

“소개?”

“아직 못 들었나보군! 자네가 이번에 마츠리에서 춤을 춘다면 그건 우리들의 선생님, 이곳의 토지신님께 처음 인사를 드리는 것과 같네! 이곳에 정착할 생각이지?”

“아, 그렇소.”

“그렇다면 제대로 예의를 갖춰야지! 바르게 출 수 있도록 나와 내 수하들이 도와주겠네. 어렵지 않으니 걱정은 말게. 저기, 무대를 세우는 것이 보이지? 우리 축제엔 2층 무대를 짓지. 저기 맨 꼭대기에서 북을 치고 그 아래층에서 피리를 불게 되어 있는데, 주변을 돌면서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면 되는 것이네.”

“오, 인간 축제와 비슷하구려.”

“그래. 동작도 별로 어렵지 않다네. 오늘 밤 열두 시 쯤에 다 같이 저 앞에 모여서 예행연습을 할 테니, 여유 있거든 거기에도 참가해주게. 지금은 저 건물 안에서 연습을 하니까……. 엘리자베스! 여기, 반사이 군을 연습하는 곳에 데려가 주게. 거기에 설명 잘 해주고.”

근처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던 그 뭔지 모를 것은 곧 소년을 데리고 저 쪽 건물로 데리고 갔다. 괜찮으려나, 반사이. 그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보고 있자 즈라가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해냈구나, 타카스기. 아깐 농을 좀 했지만 나는 반사이 군이라면 자네를 맡겨도 좋다고 생각하네.”

“누구한테 누굴 맡기는 거냐. 반대잖아.”

“자네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어줄 것 같아서 좋아. 음, 음. 덕분에 자네도 사카모토와의 일을 잊고…….” “그 녀석 얘기 꺼내지 마.”

“아, 미안. 그…… 아, 자네 옷은? 갈아입어야 하지 않겠나?”

“아.”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반팔 T셔츠 한 장만 입은 상태였다.

“갈아입어야지.” 즈라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쇼요 선생님을 위한 마츠리는 준비부터 예의를 갖춰야 해. 자네 수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지 않겠나. 반사이 군은 저기서 있을 테니 자넨 갈아입고 와. 이왕이면 반사이 군이 입을만한 것도 가져오고.”

예의를 갖춰야한다는 것은 나도 동의하는 바였다. 소년을 두고 가는 것은 불안했지만, 옷을 가져다주는 것은 괜찮을 것 같았다. 소년의 예의도 예의지만 사실 기회가 되거든 입혀볼 셈으로 사둔 옷이 몇 벌 있었으니까. 물론 나중에 데려가서 하나하나 전부 입혀보고 내 앞에서 빙그르 돌고 춤 춰보게 만들 거긴 하지만 그 전에 한 벌 쯤 입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는 재미도 나쁘지 않을 터.

“그럼 부탁하지. 금방 오마.”

“걱정 말고 다녀오게. 뭐, 별 일이야 있겠나.”

 

 

***

 

 

내 소년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옷들을 전부 꺼내어놓고 무엇이 가장 어울릴 지 고민했으나, 전부 다 ‘이것 잘 어울리겠군.’하고 모아둔 것들이라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이것을 입히면 뒷모습이 아주 멋질 테고 저것을 입으면 걸을 때 펄럭일 것이며 그것을 입히면 몸매가 살겠지. 아, 이것과 저것을 이렇게 해서 입히는 것도 어울릴 터다. 그렇게 계속 입은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다가 벗기는 상상으로 이어졌을 즈음에야 이런,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 하고 깨달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가져갈 수는 없어서 최종적으로 다섯 가지 조합만 챙기고 보니 내 복장을 다 갖추지 않았기에 허둥지둥 입었다. 어릴 적부터 음악과 춤에 대해선 재주가 좋은 소년이었다. 지금쯤 다 배워서는 자기 멋대로 동작을 추가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돌아가 보니 즈라의 수하들이 어쩐지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혹시 반사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급히 즈라를 찾아보니 녀석은 머리털이 무척 북실북실한 늑대 요괴 앞에서 “그게 정말인가?!”하고 외치고 있었다.

“어이, 즈라.”

“앗, 타카스기.”

“무슨 일이야?”

“그게…….”

[아, 당신이 데려온 인간입니까Z?] 늑대가 스케치북에 글자를 적어 내게 보여주었다.

“반사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냐?”

[이름은 모르Z만 검은머리 인간소년을 봤Z요. 회색까마귀랑 저 쪽으로 갔습니다Z.]

“뭐? 어이, 즈라!”

“아, 아니! 화장실 정도는 혼자 갈 수 있을 줄 알았지! 그 사이에 홀라당 없어질 줄 누가 알았……!”

“닥쳐!”

 

상황을 들어보니 이랬다. 한창 춤을 배우던 반사이가 화장실을 가겠다기에 그러라고 했더니, 가서는 10분이 넘게 돌아오질 않았다. 처음에는 그냥 오래 걸리네, 싶었는데 더 시간이 걸리자 길을 헷갈린 건가 하는 생각에 찾아보았으나 어딘가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들 당황하던 중 몇 분 전 이 늑대가 축제 일 문제로 즈라를 만나러 왔기에 혹 보았느냐 물었더니 회색까마귀, 그러니까 오보로 자식이 데리고 가는 걸 보았다고 했단 것이었다.

[억지로 끌고 가는 건 아닌 것 같았Z만 왜 같이 간 건Z는 모르겠습니다Z.]

“그 자는 인간을 싫어해. 어딘가에 내다 버리려는 걸지도 모르네. 죽이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도 길이라도 잃으면 반사이 군은…….”

“제길, 그 자식…….”

뿌드득 이를 갈았다. 오보로 자식은 원래 예전에 인간이었던 놈으로 선생님의 깃털 태운 재를 받아먹고 요괴가 되었다는데, 그 탓에 무슨 새라고 부르기가 애매한 존재라 머리카락이 회색에 가까운 은색인 것과 세발까마귀가 그려진 의상을 입어 ‘회색까마귀’라 불린다. 우리들, 그러니까 선생님의 제자인 나와 긴토키와 즈라와는 영 사이가 좋지 않은데, 우리들 모두가 하고 싶었던 마츠리의 북치는 일을 독점해버린 것이나, 그 외에도 선생님과 관련된 여러 일들, 이를테면 대나무와 소나무를 관리하는 일, 선생님이 수면을 시작하실 때 가장 마지막에 인사를 드리는 일이나 깨어나실 때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가는 일 등을 멋대로 자기가 다 차지하려고 구는 통에 도저히 좋게 봐줄 수가 없는 자식이었다. 게다가 인간 세상과 요괴 세계가 연결되는 것을 싫어하는 자식이라 그런 일 여기저기에 간섭을 하는 통에, 지난 5년간 그 녀석에 대한 내 평가는 내가 사는 호수의 제일 깊은 바닥보다도 더욱 아래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그런데, 감히 내가 온 정성을 쏟아 부어 기른 소년을 훔쳐가?

이곳은 반사이가 사는 주택가처럼 안전하지가 않다고. 언제 뱀이나 멧돼지 같은 게 나올 지도 모르고 그런 게 요력을 품기라도 했으면 인간 소년 눈에는 괴물로 보일 터. 그 녀석이 특별히 겁이 많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게 쫓아오면 놀라서 울지도 모른다. 귀엽기야 하겠지만 그런 꼴, 굳이 보고 싶진 않아. 오보로가 그런 데가 아니라 인간 세상에 내다버린대도 위험하다. 핸드폰 배터리도 다 떨어진 반사이가 길을 붙잡아 잃어서 집에 못 돌아가면 어쩌나. 그러면 내가 찾기는 더 힘들어진다. 젠장, 그 망할 놈, 꽁꽁 묶어다 반사이네 고등학교 운동장에 버려 버리겠어!

“이럴 때가 아니지. 빨리 찾아야 되겠군. 너, 늑대. 긴토키 놈한테 가서 상황 좀 알려라. 아마 히지카타와 같이 있을 테니, 찾을 수 있겠지?” [알겠습니다Z. 혹시 뭔가 보거든 전해드리겠습니다Z.]

“즈라, 너는 저 놈들 다 보내서 찾으라고 해. 나도 내 부하들 보낼 테니까.”

“알았네. 너무 걱정은 말게.”

 

 

 

허나 해가 지기 시작할 때까지 반사이를 찾기는커녕 관련된 정보조차도 얻을 수 없었다. 혼자서 계속 날아다녔더니 힘이 빠져서 적당한 나무 위에 대충 내려앉았다. 오보로 자식이 소년을 어딘가에 가두어두기라도 한 걸까. 나는 왜 옷 따위에 시간을 써서……. 술독에 빠져서 기절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 회색까마귀를 잡아서 확 국을 끓여버려야 하는데. 그딴 거 누가 먹겠냐만.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도 날은 점점 어두워져가고 있었다. 가로등이 없는 숲엔 내 비늘도 더 이상 반짝거리지 않았다. 꼬리지느러미부터 어둑시니 같은 감정이 스멀스멀 내 몸을 기어올랐다.

“타카스기 공.”

엇?! 갑자기 머리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외알 안경을 쓴 낯익은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뭐야, 당신이었나. 삼천의 괴물 공.”

“곤란하시다고 들어서 찾아왔습니다. 회색까마귀를 찾고 있는 거죠?”

“도울 셈인가?”

“반은 당신을, 반은 그 남자를 도우러 왔습니다. 회색까마귀가 당신에게 죽으면 노부메 씨가 슬퍼할지도 모르니까요.”

쇼요 선생님의 토지 밖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족제비님’인 삼천의 괴물 사사키 공은 과거 오보로 자식과 알고 지내던 여자 인간을 요괴로 만들어 제 부하인지 수양딸인지 모르게 데리고 살고 있었다. 나에게 인간 소년을 요괴로 만들 방법을 직접 알려준 것도 이 자였다.

“회색까마귀가 키헤이야마에 있는 걸 방금 전에 노부메 씨가 발견했습니다. 당신이 아끼는 소년은 못 보았다지만 아마 근처에 있겠지요.”

“키헤이야마에?”

“정확히는 당신의 호수 정반대 방향에 있는, 입구 앞에 휘어진 소나무가 있는 동굴 안에 있다고 하더군요. 그 산은 이 지역에선 상당히 험한 산이지요? 어서 가보도록 해요. 다만, 제 얼굴을 봐서 회색까마귀를 죽이진 말아 주었으면 좋겠군요.”

“으음.” 나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주먹을 꽉 쥐었다. “기억은 해두지. 하지만 내 소년이 다치거나 했다면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어.”

“압니다.” 사사키 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같아도 그렇게 했겠지요. 그러니 일단 다녀오십시오.”

 

 

***

 

 

어두운 동굴 안쪽으로 불도 없이 급히 들어가니 석장을 쥔 오보로 자식이 등불 하나와 함께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다. “왔나.”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말하기에, 챙겨온 검을 뽑아 가까이 대주었다.

“반사이는 어디 있지?”

“인간 소년이라면 여기 없다.”

“어디다 감췄어.”

“감추지 않았어. 자진해서 날 따라왔고 숲에 들어가는 것도 본인 선택이었다.”

“이런 곳까지 데려온 건 네놈이 맞는 거군.”

“여긴 네놈의 앞마당일 텐데. 네 수하가 될 놈이 이 산이 위험하다니, 지난 몇 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게냐.”

“네 맘대로 평가하지 마라. 그 놈이 지금까지 이곳을 알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한심하긴.” 그제야 놈이 나를 돌아보았다. “무엇 하나 알려주지도 않고 무엇 하나 준비해둔 것도 없이 인간을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 그 소년은 인간이 요괴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춤보다 그런 것이 우선 아닌가?”

“준비하는 순서는 내가 정한다. 그런 것은 요괴 세계를 조금 보여준 다음에 알려주는 게 낫다. 결정하기 쉬워지니까. 어릴 적부터 춤과 노래를 즐기는 아이였으니 좋아할 만한 것부터 먼저 보여준 거다.”

“그런 식으로 꾀어서 제대로 생각도 하지 않고 덥석 정하게 만들 셈이었나. 나중에 후회하게 되면 어쩔 셈이지? 너는 책임질 수 있나? 아니면, 후회하지 않게 만들 수 있나?”

“그래서 너는 생각도 해보기 전에 죽게 만들 셈이었나. 아무리 운동 좀 하고 근육 좀 키웠어도 인간 아이다. 숲에 넣은 지 얼마나 지났지?” 칼날이 그 자식의 살에 가볍게 닿았다. “네놈 따위의 판단으로 죽기라도 했다면, 너도 그것 때문에 죽게 될 거다.”

“소년은 죽지 않았다.” 오보로는 등불을 들어 올려 나에게 보였다. “그 소년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잘라 넣은 등불이다. 이게 켜져 있단 건 살아있단 뜻이지. 몇 번 불이 약해졌었지만 지금은 생생하군.”

“내가 그 말을 믿을 근거는?”

“믿지 않고 날 죽인다면, 소년은 어떻게 찾을 셈이냐?”

“…….”

“……그리고 말했지, 소년은 자진해서 날 따라왔다고. 내가 원래 인간이었다는 말을 듣더니 요괴가 될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도깨비불을 찾아오라고 보냈을 뿐이야. 그 놈이 요괴가 될 의지가 있다면 도깨비불이 알아서 따를 것이다.”

“……네 맘대로 내 소년을 시험했다는 건가?”

“곧 쇼카손마츠리다. 이도저도 아닌 맘으로 온 녀석의 손에 더럽힐 순 없어. 더욱이 그런 녀석에게 쇼요님을 위한 춤을 추게 할 순 없다. 너도 그 분의 제자라면 그 정도는 생각할 텐데. 연심 따위에 눈이 멀어 스승께 폐를 끼칠 셈인 게냐.”

“누구 맘대로 반사이가 축제를 더럽힐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내가 그 정도 시간 동안 지켜보면서, 그것 하나 판단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나?”

“요즘 세상에 진심으로 요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더욱이 이곳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녀석이 하는 생각 따윈 가벼울 수밖에 없지 않나. 넌 무엇으로 그렇게 확신하는 거냐.”

“한심하군. 반사이는 그런 생각으로 움직이는 녀석이 아니다.”

“그럼…….”

그 때, 갑자기 동굴 입구 쪽에서 밝은 빛이 화악 일었다. 붉고 푸른 그것에 나도 오보로 자식도 놀라 돌아보자, “오보로 공-!!”하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사이?!”

“앗, 신스케!!” 주인의 귀가를 반기는 강아지처럼, 행복한 얼굴을 한 내 소년이 힘차게 나를 향해 달려왔다. 옷이 좀 찢어지고 여기저기 긁힌 상처가 난 몸 뒤로 2, 30개는 족히 넘을 사람 머리통만한 도깨비불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오보로 공! 그대 말대로 찾아왔소! 이 정도면 소인, 요괴가 될 수 있는 것이지?”

그 색색의 빛 덩어리들을 오보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전혀 놀랄 것이 아닌데. 나는 바로 소년에게 다가가 양 뺨을 붙잡았다.

“요 녀석이, 말도 없이 어딜 쏘다니는 거냐?!”

“어? 오보로 공이 말하지 않았소? 카츠라 공에게 말해준다고 했었는데.”

“오보로, 네놈……!”

“……뭐냐, 이건.” 오보로는 내 말을 무시하고 석장을 들어 반사이의 턱을 꾹 들어올렸다. 이 자식이? 그것을 잡아 끌어내리려 했지만 망할 자식이 힘을 빼질 않았다.

“어, 오보로 공? 무슨……?”

“이해가 안 되는 군. 네놈,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요괴가 되고 싶어 하는 거냐? 요즘 세상의 인간 따위가 이런 걸…….”

“하.”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났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뭐?”

“말했을 텐데. 그런 생각으로 움직이는 녀석이 아니라고.”

반사이를 끌어당겼다. 뺨에 난 상처를 살짝 쓸어주고, 어깨를 끌어당겨 쪽 입을 맞춰주었다. 반사이가 흠칫 놀라자 뒤에 있는 도깨비불이 춤을 추듯 일렁거렸다.

“시, 신스케?”

“녀석. 이렇게나 나와 함께 살고 싶었던 거냐.”

반사이는 또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히죽 웃었다. 오보로 자식은 또 쓸 데 없이 놀란 얼굴을 하고 내 소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무슨…… 그런 이유로……?”

“흠, 흠.” 소년이 갑작스레 헛기침을 하더니, 한 손으로 내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오보로를 마주보았다.

“오보로 공, 그대가 들으면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사실 소인은 인간으로 살던 요괴로 살던 별로 상관없소. 소인은 신스케를 사랑해. 평생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소.”

“어린 나이의 연심에 평생을 맞바꿀 셈이냐? 후회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셈이지?”

“후회할 지도 모르지. 허나, 신스케의 곁에 있을 기회를 놓친다면 분명 더욱 크게 후회할 것이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해, 소인은 신스케가 소인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아. 오보로 공, 그대는 이곳의 토지신님을 따라 요괴가 되었다했지. 후회하시오?”

“…….”

회색까마귀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고,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석장을 내리더니, 제 이마를 짚고 고개를 저었다. 후회한다고 말할 순 없을 테지. 한다면 내가 당장 검을 뽑을 것이기도 하고. 도깨비불이 출렁출렁 그 자식을 비추었다. 눈까지 감고 한숨을 두어 번 내쉰 다음에야, 그 자식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카와카미, 반사이라고 했나.”

“음? 아, 그렇소.”

“하……. 지켜보겠다. 네놈, 내가 지켜볼 것이다. 나는 아직 네놈이 제대로 된 각오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쇼요님의 땅에 살아야겠다면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목을 쳐서 네놈의 세상으로 돌려보내겠다.”

“그 말은, 일단 첫 번째 관문은 통과했다는 뜻이오?”

“다물어라.” 회색까마귀는 으르렁 댈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타카스기 신스케. 네놈도 마찬가지다. 네놈이 아무리 그분의 제자라고 해도, 그분만큼의 일을 해낼 수 있을 리는 없을 터. 이 소년을 내게 뺏기고 싶지 않다면…….”

“시끄러워.” 그 자식의 말을 뚝 끊어버렸다. “그런 소리는 그런 일이 있을 때나 해라. 영원히 그 혓바닥을 놀릴 일 없게 해줄 테니까.”

반사이가 나를 뒤에서 껴안더니, 내 머리에 뺨을 비볐다. 회색까마귀는 떫은 표정을 짓더니, 등불을 주워들고는 동굴 안으로 타박타박 걸어갔다.

“열두 시가 되거든 나와라.” 그 뒤통수에 혀를 차며 말해주었다. “그 시간이면 무대를 다 지을 테니까. 북치는 역할을 뺏기고 싶진 않겠지.”

“이따가 뵙겠소, 오보로 공.” 소년은 히히 소리가 나게 웃었다.

한 번 더 입을 맞춰주고, 손을 잡아 밖으로 이끌었다.

“이 녀석, 나한테는 말 못 해놓고 저 놈한테 먼저 말해서 어쩌자는 거냐.” “아.”

소년은 또 금붕어처럼 붉어졌다. 동굴 밖으로 나와 서너 걸음, 나무들 사이로 달이 보일 즈음에 갑자기 멈춰서더니, 내 두 어깨를 꼭 붙잡았다. 주변을 빙빙 도는 색색 불꽃들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눈. 조금 마른 입술을 오물거리다 소년은 말했다.

“소인, 예전부터 그대를 좋아했소. 그대가 소인을 찾아와 준 그 해부터 줄곧.”

“…….”

“평생 그대의 곁에 있고 싶소. 허락…… 해주겠지?”

그리고 나를 다시 가슴에 끌어안았다. 풀릴 다리가 없어진 나는 그것을 꽉 붙잡고 매달렸다. 토닥토닥 손으로 두드려주었다.

“네가 바라지 않더라도 그렇게 만들 생각이었다. 네가 인간으로 살 수 있었을 생보다, 더욱 오래 내 곁에서 살도록 해주마.”

“응, 그렇게 해주시오, 교룡님.”

잘생긴 얼굴을 또 한 번 올려다보며, 나는 그 때 이 소년을 따라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아, 선생님. 부디 이 어린 인간을 기쁘게 받아주시길. 제가 잘 기를 테니까.

 

 

***

 

 

열두 시가 되어 여기저기 등불이 걸리고, 유카타를 차려입은 내 인간 소년은 무대 주변에 모인 여러 요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즐거워하는 소년의 손을 붙잡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야, 야! 얘 좀 봐! 타카스기가 얘가 우리 히지카타 군보다 잘생겼대! 말이 돼?”

라며 돌아다니는 긴토키 녀석 때문에 가만히 있어야 했다. 어디선가 검을 들고 나타나 그 녀석을 쫒는 텐구와 그것을 말리는 늑대를 구경하며, 즈라가 주고 간 주먹밥을 받아 한 입 베어 물자 회색까마귀가 느릿하게 걸어와 내 앞에 섰다.

“……아직 요괴로 안 만든 게냐.”

“그건 시간이 걸리니까. 지금 연습을 빠지게 하고 싶진 않았다.”

“네놈은…….”

“쇼요 선생님을 위한 춤이다. 제대로 연습도 않고 나서게 할 셈인가?”

“…….”

오보로는 쳇, 하고 혀를 차고는 무대로 향했다. 대강 인사를 끝마친 반사이가, 그 놈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고는 나에게로 달려왔다. 아직도 주변을 돌아다니는 불꽃들이 함께 뛰고 있었다.

“신스케에-!”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 내 소년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나는 녀석이 나를 껴안고 매달리게 놔두었다. 주먹밥을 한 입 먹여주고 나자,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내 앞에 꽃처럼 피어있었다.

“그대도 춤을 추는 것이오?”

“아니, 나는 피리를 분다. 그러니까 내가 보는 앞에서 잘 춰봐라.”

“에이…… 같이 추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구려.”

“녀석……. 어디 얼마나 잘 하나 보자.”

벌어진 옷깃을 정리해주자, 소년이 헤헤 웃었다. 귀여운 녀석! 당장 와락 끌어안아주고 싶었으나 새벽으로 미루었다. 해가 뜰 때쯤이면 소년은 완전히 내 것이 되어있을 테니까. 매일 내 옆에서 헤엄을 치게 되겠지.

“타카스기! 반사이 군! 빨리 오게!” 저 멀리서 즈라가 소리를 질렀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래, 간다.”

소년의 손을 꼭 잡았다. 날아오르자, 소년은 또 몇 바퀴 빙글빙글 돌았다. 그 손목을 잡아끌면서, 나는 내 오색 비늘이 도깨비불에 반짝거리는 것을 보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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